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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Sep 10. 2019

24. 대기업에서 시작하라!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사실 나는 소위 말하는 S그룹의 계열사에서만 11년을 근무했으니, 중소기업에서는 근무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오늘 쓰는 글은 다른 글들도 그렇겠지만 지극히 더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둔다. 왜 어른들은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까? 조금은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서 실무경험을 쌓고, 점점 큰 회사로 옮겨가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시간이 흘러 돌이켜 보니 대기업에서 시작하는 것은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급여 차이에서 오는 자존감

대기업들도 회사마다 급여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소기업에 비하면 분명 급여 수준은 높다. (물론 착시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왜 그런고 하니 설, 추석 상여를 연봉에 포함해 매달 1/14로 지급받다 보면 다른 회사에서 오신 분들은 월 수령액이 적어졌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어쨌거나 고정적인 금액은 아니지만 연중, 연말의 보너스 (흔히 말하는 PI, PS 같은)를 포함하면 급여 수준이 분명 높은 것은 확실하다. 이는 일을 함에 있어서도 작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자괴감을 느낄 확률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낮게 만든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체계화된 시스템

간혹 경력으로 입사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삼성은 왜 이리 업무지원 시스템이 복잡하냐거나 이런 건 왜 이렇게 신청 절차가 복잡하냐 같은 말들을 듣게 된다. 분명한 것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업무지원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양한 제도들도 존재하는데, 이런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스타트업이 되었건 자영업이 되었건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사업을 하게 되면 느끼게 된다. 이런 시스템들의 소중함을. 직급을 높여서 조금 작은 회사로 가는 경우에도 대기업에 있던 시스템들이 없어서 불편을 겪기도 하는데, 대기업에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회사의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공채 문화

지금은 공채기수를 폐지하고, 몇 년도 몇 차라는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공채기수를 폐지한 이유는 뭐... 조직 내에 경력 입사자들이 늘어나고, 공채라는 파벌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경력으로 입사해서 아주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신 분이 '공채기수 이런 거 왜 있나? 없애버려'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서 공채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의 팔이 안으로 굽듯 아직까지는 공채로 입사한 사람들이 많은 임원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공채 파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취업을 할 때에는 그런 얘기가 있었다. 사회생활하기에 가장 좋은 건 경상도, 고려대, 해병대 출신이라고... 해병대도 기수문화를 강조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아직까지는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의 자부심

미생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이 대사를 듣고서는 어느 정도 공감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의 작은 성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 아들이 삼성에 다닌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그래도 불효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많은 10여 년간 많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경력으로 입사하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분명 충분한 업무역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직을 해서 왔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몇몇 분들 중에는 공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차별을 감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분들 중에는 내가 공채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를 그렇게도 아무 이유 없이 미워했는지도 모르겠다. '공채 출신인데 이것도 몰라?', '공채 출신인데 이런 것도 못해?'라는 말을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공채 출신이건 아니건 신입사원은 신입사원일 뿐인데, 과연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결론은 간단하다. 


취업난이 심하다고 해서 아무 데나 들어가지는 마라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회사를 경험해 보는 것이 언젠가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지니. 이것이 가능하면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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