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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Sep 22. 2015

체리 향기

삶에 지친 당신에게

흙먼지가 날리는 이란의 어느 산길을 자동차가 달립니다.
그 안에는 자신의 자살을 도와 줄 사람을 찾아나서는 한 중년 사내가 타고 있지요.
두 사람을 거듭 놓친 후에야 사내는 자살한 자신의 시신을 흙으로 덮어 주겠다는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사내와 약속을 한 다음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전에 목 매달아 죽기 위해 줄을 매려고 나무에 올라간 적이 있소. 그런데 나무에 달린 체리가 눈에 띄어 무심결에 먹어 보니 너무도 달더군. 그래서 계속 먹다 보니 문득 세상이 너무 밝다는 게 느껴졌소. 붉은 태양은 찬란하게 빛났고 하교하는 아이들의 소리는 너무도 평안했던 거지. 그래서 아이들에게 체리를 따서 던져 주고 나무를 내려왔소. 이른 아침 붉은 태양이 물드는 하늘을 본 적이 있소? 보름달 뜬 밤의 고요함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소?”

사내가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 영화에서는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상이 주는 아름다움을 맛본 사람이라면 알 겁니다.
지금쯤 그 사내 또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체리 향기 가득한 복음을 전파하고 있으리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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