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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Oct 11. 2015

마션(The Martian)

우주에서 살아남기

뉴스 보기가 두려운 세상이다. 테러, 살인, 사건, 사고, 자살 등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허무하게 죽어 간다.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인생의 부질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조차 어려워진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마션>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화성을 배경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는 NASA 아레스 3 탐사대의 일원으로서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나 파편을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긴다. 팀원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그를 남기고 화성을 떠난다. 결국 화성에 혼자 남게 된 마크 와트니. 생명체도 먹을 것도 없는 행성에 혼자 남겨졌다면, 결국 죽음을 떠올리고 소위 멘붕의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너무도 엄청난 상황 앞에서 절망하고, 절망은 체념을 낳아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광활한 우주의 티끌밖에 안 되는 존재이니까.


그런데 마크는 달랐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충족되어야 할 조건들을 계산한다. 그리고 그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시도해 본다.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비관하거나, 자신만 두고 떠난 팀원들을 원망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타개하려 하였다. 식물이 존재하지 않는 불모지의 현실 앞에서 그는 자신이 화성 최고의 식물학자라는 농담을 던지며 감자 재배를 시작한다. 폭발 사고까지 발생하는 무모한 시도 끝에 그는 마침내 감자를 수확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우여곡절 끝에 지구에 자신의 생존을 알리게 된다. NASA는 마크를 무사 귀환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눈여겨 볼 수 있었던 것은 리더십과 의사결정이었다. 조직과 개인, 매뉴얼과 현실, 다수와 소수 등의 사이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위해 고민하는 리더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의사결정 이후에는 협동과 희생의 미덕을 엿볼 수 있었다.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밤낮없이 작업하는 개발자들과 국경을 넘어선 과학자들의 지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 품에 돌아가고 싶은 개인의 바람을 잠시 미뤄 준 동료들의 희생 등이 어우러져 기적이 만들어졌다.


기적을 만드는 데 꼭 필요했던 것 하나는, '소통'이었다. 소통이 있기 전에는 위성 사진을 통해 보이는 모습을 지구의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마크의 상황과 문제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 없었고, 지구의 지원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아주 어렵기는 했지만,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구조 작업은 진척을 보이게 되었다. 방법이 어렵다고 해서 소통을 포기했다면, 마크는 외로움과 답답함 속에서 혼자 죽음을 맞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제대로 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사실. 명심해야겠다.


마크의 생존기를 보고 나니, 인간 존재는 절대 나약하지 않았다. 마크는  부상당한 몸으로 혼자서 화성에서 살아남았다. 절망이 증폭시키는 공포에 질려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판단했다. 그리고 근성을 가지고 상황에 대처해 나갔다. 막막한 결과에 지레 손을 놓지 않고,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해치웠다.


우리도 화성에 남겨진 것까지는 아니어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한동안 멍하게 있을 만큼 어려운 문제를 만나곤 한다. 이제 나는 그럴 때마다 화성에서 살아남은 마크를 떠올리며, "마크에 비하면, 내 문제는 좀 더 쉬운데!" 하고 빈말이라도 던져 보려고 한다. 내 안의 우주가 긍정으로 채워지고, 그 에너지로 쉼 없이 움직일 수 있다면 많은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까?  내가 있는 곳은 붉은빛 화성이 아니고,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분명 기적처럼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발작

                                             황지우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기적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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