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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Nov 28. 2015

초겨울 토요일 오전의 침대에서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에 눌어붙은 계란말이처럼

나의 등판은 침대바닥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른다.

하루하루 심각하고 힘들었던 일주일의 기억이

누워서 바라보는 천장의 색깔처럼 하얘졌다.

아무 기억이 나지 않기에 새로 일주일을

또 처음인듯 버티고 극복하며 살아가겠지.

그렇게 일주일을 쏟아내고 비워진 몸뚱이를

토요일 아침 침대에 눕혀 놓고

아내의 잔소리와

아이들의 소란스러움과

진공청소기의 우악스런 비명과

텔레비전의 요란한 수다로 잔뜩 채워넣는다.


벌떡 일어나 매우 가정적인 아빠처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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