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는 스스로
초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엄마와 시장에 가서
떡볶이가 먹고 싶으면
자리에 멈춰 서서
그것을 노려보기만 하면 됐다.
매콤달콤한 떡을 씹으며
눈빛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대견스러워했다.
혹시나 해서 어느 날엔
도너츠를 빤히 쳐다봤는데
역시나 엄마는 그것을 사주셨다.
더 자라면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초능력도 강해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자랐을 때
엄마는 돌아가셨고,
엄마 이외의 사람들 마음은
움직일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진짜 초능력자는
아들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엄마,
우리 엄마였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