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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Jul 01. 2015

출근시간 전철 안

전철 안, 머리를 단단히 묶인

컴퍼스들.

동그란 원을 그리지 못하고

두 점으로 위태로이 서 있다.


일찍이

끝없는 원처럼 꿈꾸며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둥글게 만나던 아이였다.


스스로 멋진

동그라미를 그리던 아이는

발끝이 더 날카로워지고,

두 다리가 점점 오므라들면서

흉기처럼 위험해져 갔다.


지금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는,

녹슨 두 다리가

안간힘으로 버티고 버텨

월급통장에 안쓰러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출근시간 전철 안에는 컴퍼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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