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남자(With. Azin)
비가 옵니다.
빗소리를 들으니 부침개 생각이 나네요.
비오는 날 부침개가 당기는 건
부침개를 부칠 때 나는 소리와
빗소리의 진폭이 비슷하기 때문이래요.
프라이팬에 반죽이 닿을 때 '치익~' 하는 소리는
비바람 소리와 비슷하고
기름이 튀는 소리는
땅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비슷하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비오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부침개를 떠올리게 되나 봅니다.
비오는 날, 아내가 부침개를 부칩니다.
넉넉히 부쳐서 경비아저씨도 드립니다.
아저씨는 접시 가득히
시원한 웃음소리를 담아 돌려주십니다.
식구들은 밥상에 둘러앉아
서로 부침개를 찢어주며 정을 나눕니다.
둥그런 부침개가
모두를 둥글게 하나로 이어줍니다.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빗방울처럼 둥근 원으로 번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