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
https://youtu.be/2Ghj1MVY06E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부족한 것이
아내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다.
집에서 있었던 일,
회사에서 있었던 일,
서로가 보낸 하루의 일상을 나누기도 벅차다.
그러면서 생긴 게 둘만의 산책이다.
아이들에겐 빵 사러 간다 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동네를 걷는다.
빵집까지는 번화한 길이라 볼거리는 많지 않다.
그래도 대화가 깊어질수록 숲속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다.
머리가 시원해지고, 가슴이 가벼워진다.
아내에게 말한다.
“산책하고 나니까, 소화가 다 된 거 같아.”
“이것 봐, 배도 좀 들어간 거 같지 않아?”
물론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우리의 산책은 계속된다.
집에서 입는 옷에, 슬리퍼를 끌고 걸어도 문제없다.
목적 없이 걷는 것이어도 허탈하지 않다.
우리의 산책은
서로의 마음속으로 난 길을
둘이 걷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