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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가을방학

by 박재우

https://youtu.be/a1pziXbs460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몰랐다.

한 가정이 꾸려지기 위해서는
누군가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 일들이란 게 큰일부터 아주 사소한 일까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들이 날마다 달마다 반복되고 있음을.


그렇게 받고만 살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투정이었다.

이젠 나도 아비가 되어
아이들의 투정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뒤늦게 발견하는 부모님의 힘들었던 그림자들.

그 그늘에서 이제는 부끄러움을 감추는 나.


그리고 또 알게 된 것이 있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힘들고 번거로운 일 따위는 아비에게 없다고.

아이들 웃음에 주름이 펴지고,

아이들 투정에 욕심이 생기는
아비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그것이 내가 부모님께 받은 사랑의 보답이라고.


우리의 동거에는 그렇게

내리사랑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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