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밴드
어릴 적 형과 장기를 둘 때다.
초반에 마와 상, 차와 포를 움직이는 순서가
서로 늘 같았다.
'맨날 똑같은 짓을 왜 반복하는 거지?'
'아예 처음부터 기본 말을 놓고 시작하는 게 낫지 않나?'
정해진 대로 말을 놓는 일은 재미가 없었다.
내가 말을 옮긴 후에
상대가 예상대로 반응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수로 받아칠 때에
비로소 장기가 재미있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의 선택에 따라 펼쳐지는 세상.
늘 만족스러울 수는 없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삶을 재미있게 한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