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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Sep 07. 2015

앤트맨

색다른 히어로의 탄생

마블의 전성시대다. 그들의 영토 확장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젠 외우기도 어려운 수의 히어로들이 주인공으로 극장에 걸리고 있다. 영화를 한 편 볼 때마다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아들이 알려 주는데, 그 관계들을 풀어 놓으면 정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앤트맨’을 보면서는 마블의 영역이 영화의 여러 장르로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앤트맨’은 아버지의 고뇌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가족드라마를 보여 주고 있었다.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못해 보고 싶은 딸아이를 만나는 일도 어려워진 주인공. 직업조차 변변치 않은 전과자다. 이 루저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온갖 시련을 헤쳐 나가고 아버지로 거듭나는 과정을 영화는 담고 있다. ‘어바웃 어 보이’나 ‘7번방의 선물’ 등의 드라마 장르에 마블의 채색이 더해진 것이다. 히어로물이라면 으레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과 정의의 주인공이 화끈하게 격돌하는 내용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런 상식에서 빗겨 나 있는 ‘앤트맨’의 스토리가 이색적이었다.


‘앤트맨’의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유연한 완급 조절이었다. 영화 속 앤트맨의 능력은 슈트를 입으면 크기 조절이 자유롭게 되는 것인데, 이 완급의 조절이 새로운 액션을 보여 주었다. 야구로 치면 체인지업 같은 매력이었다. 관객들이 대규모의 강한 충격과 폭발 등을 예상하는 순간에 미니멀하고 느린 속도의 결과를 보여 준다. 크기와 속도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하여 흥미진진한 리듬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에 빠져 들 수 있었고,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폭소할 수 있었다. CG의 힘을 빌려 화려한 액션씬을 내세우던 히어로물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마블 히어로의 매력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개인으로서도 출중하고, 함께하는 앙상블에서도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래서 마블의 영토 확장은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캡틴 아메리카 3: 시빌 워’에 합류한 앤트맨은 또 어떤 매력을 새롭게 보여 줄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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