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좋은 날씨

밴쿠버 비 계절이 시작되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언제나 날씨가 좋았다.

내가 2002년 처음 왔을 때, 밴쿠버는 여름이 아주 뚜렷한 나라였다. 좋은 날씨로!


가을, 겨울, 봄은 우기의 시즌이라 주륵주륵이 아닌 보슬보슬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곳이었다.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17년간 살아오면서 날씨가 많이 바뀐 것을 느낀다.

여름이면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뭄이 들던 곳이, 몇 년 전부터 여름에도 비가 오는 이상 기후를 보였다.


금년 여름도 비가 가끔 오면서 후덥 한 여름 날씨를 느끼게 해 주었다.

비가 오는 우기에도 건조한 이 나라에서 후덥 함이라니 어색했었다.


9월에 들어서면서 반짝이던 날씨가 갑자기 우중충하게 바뀌며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하늘을 덮은 우중충한 날씨에 비가 내리면 그 날은 하루 종일 밤인 거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날이 한동안 지속되었는데, 오늘 웬일인지 반짝 해가 나왔다. 그래도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여름이 아닌 완연 가을이다.


어느새 나무들이 빨갛게 물들어 버린 모습도 보인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문득 고개를 들어 본 하늘은 다른 계절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이렇게 갔음을 알려준다.


빗소리를 들으면 며칠을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앞으로 내년 여름이 될 때까지 그런 기분으로 계속 지낼 거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처럼 한 번씩 해를 보는 날이 오면 마음이 들뜬다.


Screenshot_20190924-163520_Weather.jpg 매일 바뀌는 날씨지만 주말에 날이 비가 오지 않는 예보만으로도 신나는 날이다. 함정은 매일 바뀐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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