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 보면서 알게 되는 것
따라가는 것과 이끌어가는 것이 다르더라.
한동안 차분히 앉아서 글을 쓸 여유가 전혀 허락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이 순간에도 머릿속에서는 앞으로 있을 행사에 대한 여러 생각들로 생각의 서랍들이 난장판으로 열려있는 기분이다.
어릴 때부터 학창 시절 그리고 짧았던 대학시절까지 신앙생활을 했던 교회는 이름만 대면 아는 큰 교회였다.
초등학교 때, 약 3년 정도 어린이 성가대를 한 적이 있다.
큰 교회여서 이런저런 행사도 많았고, 그런 행사가 있을 때면 성가대는 언제나 행사의 중심에 있어서 공연을 하곤 했다.
찬양과 율동은 기본이었고, 성경 속 인물로 분장을 하고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키도 덩치도 커서 동방박사 역할을 맡고 운 적도 있다. 왜소하고 예뻤던 마리아 역할을 맡았던 친구가 아기 예수 역의 인형을 하얀 천에 싸 안아 무대에 오르던 모습이 참 부러웠다.
대학 시절 때는 대학부 수련회에서 뮤지컬 공연을 하게 되어 매주마다 몇 번씩 모여서 뮤지컬을 연습했던 기억도 지금은 아주 소중한 추억이 되어 간직되고 있다.
어릴 때는 선생님을 따라서...
대학 때는 공연 준비를 주관하시던 간사님을 따라서...
언제나 앞을 바라보면 이끌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따갈 수 있었는데..
어느새 나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엄마가 되어있고, 교회에서는 학생들 앞에 서 있는 선생님이 되어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어있다.
11월 23일 캐나다 영사관에서 광역 밴쿠버 한글학교 협회랑 연합을 해서 하는 큰 행사가 곧 다가온다.
벌써 햇수로 3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 번째 해는 리드하시는 선생님을 따라 걸었고,
작년에는 리드하시는 선생님을 동행하며 걸었고,
금년에는 그 선생님의 자리에 내가 서서 아이들을 이끌어 간다.
아주 자연스럽게 나에게 온 이 자리에 나는 부정의 의사를 드리지 않고 담담하게 끌어안았다. 10월부터 준비하는 모든 과정 가운데, 내가 어릴 적 따라 걸었던 분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듯이 기억에 떠 오른다.
나를 이끌어 주셨던 분들의 모습을 되새기며 나는 이 올망졸망 서서 나를 보는 아이들을 이끌어간다.
그리고 이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따라가는 것과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차이를..
이끌어 가는 것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를 메고 걸어가는 이 길에 나를 보며 따라오는 저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감사한지
금년에 처음으로 시도해 본 나의 첫 도전에
응답해준 아이들 11명을 데리고 따로 율동 연습을 한지도 3주가 지났다.
여전히 정신없는 시간이지만, 우왕좌왕하던 아이들이 대열을 맞추어 가는 모습... 율동을 배워가며 헷갈려하던 아이들이 동작을 기억하고 스스로 음악에 맞추어 율동을 하며 움직이는 모습...
일주일에 단 한번 만나, 딱 1시간 연습했을 뿐인데..
이 아이들은 너무나 열심히 나를 보며 따라와 주고 있다.
그리고 점점 잘하는 모습으로 나에게 이끌어가는 자의 기쁨을 알게 해주고 있다.
11월 23일의 공연뿐만이 아니라 이어질 크리스마스 공연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 걱정되지 않고 기대되는 이 맘이라니~
오늘 나는 모인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날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분명 이 모습을 다 지켜보고 계실 하나님의 손길이 이들을 더 높이 빛나게 하실 거란 믿음이 확신이 된다.
공연을 위해 노래를 선정하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며 받은 스트레스가 불평이 되지 않을 만큼 나를 채워주는 이 아이들의 모습을 알게 해 준 이끌어가는 자의 자리가..
이끌림만 받았던 나에게..
아주 소중한 기회며 나를 책임감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음을 고백한다.
이제 남은 단 한 번의 연습 시간
곧 있을 공연!
내가 그랬던 거처럼
지금 날 바라보며 서 있는 11명의 아이들 외 모든 아이들에게 예쁘고 소중한 기억으로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의 한 장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