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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ary school open house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큰 딸과 함께

2020년 1월 28일 화요일 저녁

큰 딸과 함께 9월에 들어갈 고등학교(Secondary School) open house에 참석했다.

2주 전쯤 오픈 하우스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첫 아이를 처음으로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엄마로서 가슴이 어찌나 두근대던지..


아직도 내 눈에 아기 같은 딸은(또래보다 키가 작아 바로 밑에 여동생이랑 키가 같다. 그래서인지 더 어리게만 느껴진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도 아직도 어린것만 같은데 학년은 나이처럼 계속 올라가기만 한다.


Elementary(초등학교) School이라는 이 부담 없고 즐겁기만 한 학교를 떠나 이름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학년이 될꺼란다.


Secondary는 Grade 8부터 grade 12까지이다.(시 별로 학교 학년 구성이 다르다. 옆 도시는 한국처럼 중학교가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을 끝으로 6학년부터 8학년까지가 중학교, 9학년부터 12학년이 고등학교다.)

한국의 학년으로 따지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년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초등학교랑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학교 생활이 시작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세컨더리는 우리나라 고등학교처럼 소속된 교실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들었다.

오늘 둘러보니 각 교실은 각 과목 담당 선생님들이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 교실에 간다는 것은 그 담당 선생님이 맡고 있는 수업을 신청해서 들으러 간다는 말이 된다고 했다.

꼭 대학교 때 수강신청을 해서 그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그런 모습을 이 곳 세컨더리에서 보게 되었다.

이메일로 받은 오픈 하우스 스케줄. 학교에서 종이로 된 것을 나누어 주었는데 그 종이 색깔별로 그룹을 만들어 학교 튜어를 했다.

6시부터 시작된 오픈 하우스에 참석하기 위해 10분 전에 학교에 도착했다. 그리고 North 건물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가서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테이블들을 딸과 함께 둘러보았다.

각 테이블마다 프로그램에 관련된 설명서가 비치되어 있어서 한 장씩 챙겨 나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테이블에 갔는데 EXCEL이라고 적혀있었다. 담당 선생님께서 Excel을 아냐고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컴퓨터 프로그램 엑셀인 줄 알고 자신 있게 대답을 하려다가 잘 모른다고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조금 있다 체육관에서 학교 설명회가 있으니 설명을 들으러 꼭 참석하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환영한다는 말이 참 고마운 저녁이었다. 테이블 별로 돌아다니며 받은 프로그램 설명지들. 참 많다.

7시 30분에 시작하는 설명회를 듣기 위해 체육관에 갔더니 이미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설명회를 듣기 위해 모여 있어서 겨우 비어있는 의자를 찾아 착석했다.

7시 30분이 되자 세컨더리 Marching Band의 웅장한 공연으로 설명회를 시작했다.

얼마나 멋지던지 연주를 하는 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고, 공연 후에는 박수가 절로 나왔다.

멋진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세컨더리 드라마 클럽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나와서 뮤지컬 공연을 짧게 한 곡 해 주었다.

공연이 끝난 뒤, 학생들을 가르치는 드라마 수업 담당 선생님이 나오셔서 클럽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다. 이 클럽은 8학년부터 참여가 가능하고 오디션을 본다고 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3번 학교 끝난 뒤 남아서 3시간씩 연습을 한다고 한다. 무대가 너무 좋아서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가 느껴졌는데 역시나 일주일에 9시간씩 연습을 하니 이런 수준 높은 실력이 당연한 듯싶다. 그리고 금년 봄에 공연을 앞두고 있으니 공연을 관람하고 싶으신 분들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는 부연 설명도 잊지 않으셨다.

설명회가 시작되었다. 학교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스태프들을 소개했다.

큰 딸이 가고 싶다고 난리다. 아무래도 이 공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거 같다는 기분이 든다. 가격은 어른 $19, 아이 $16이라고 하니 저렴한 가격에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우리 딸이 설명을 들으며 찍어놓은 사진들. 앞으로 자신의 일이다 싶으니 적극적으로 귀기울여 듣고 사진을 찍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 설명을 위한 시간에 아까 뵈었던 EXCEL 담당 선생님이 나오셨다. 설명을 듣다 보니 아까 아는 척했으면 큰일 났을 듯싶다. 엑셀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업이 우수한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수업에 관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과정을 우수하게 성취하는 학생들 중에 원하는 학생들은 대학교 교양 과정을 고등학교 때 이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들을 수 있는 과목들을 설명해주고 그 수업들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알려주었다.


고등학교 과정 중에 대학 교양 수업을 듣는다니,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역시 교육 환경이 너무 다름을 느낀 시간이었다.  


사는 지역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는데, 우리 아이가 갈 세컨더리는 이 지역에서 역사가 긴 학교이다. 100년이 된 학교로 제법 사이즈가 크다. 총 학생수가 17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내년에 새로 건물을 짓기 시작해서 2022년에 이사를 간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10학년이 될 때는 새 건물에서 공부를 할 듯싶다.


8학년부터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어떻게 수강신청을 하며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할지에 대해 알려주는 모든 시간이 새로운 것이라 한 눈 팔 정신이 없이 집중해서 듣기만 한 거 같다.

이 지역에 있는 7군데 초등학교에서 이 세컨더리로 진학을 한다는데 곧 각 학교별로 방문하여 새로 시작하는 학교 생활을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준다고 한다.


초등학교 7학년에서 세컨더리 8학년으로 바뀌는 것을 아주 큰 변화라고 설명해주면서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서포트를 해 준다는 설명도 잊지 않으셨다.


설명회 후, 학교에 들어올 때 받았던 오늘 스케줄이 적힌 종이의 색깔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서 학교 전체 튜어를 해 주었다. 이 많은 인원을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했는데 참 좋은 아이디어인 거 같다. 어쩐지 나눠주는 스케줄표가 유난히 알록달록 했다. 이런 의도였을 줄이야.  


큰 딸은 같은 반 친구들 2명을 만나 셋이서 신나게 학교 구경에 나섰다. 8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뭐가 아쉬운지 계속 둘러보고 싶다는 녀석. 다행이다. 밖에 나가면 말없고 조용하기만 한 아이인데, 새로운 환경에 대해 겁을 내기보다 기대를 하는 마음이 더 큰 듯하다.


역시 걱정하지 않는 게 정답인 듯싶다. 엄마로서 기도해주는 게 정답이다. 이 아이를 만들어주신 이가 이 아이를 이끌어 주실 거고 세우실 거고 사용하실 거라는 내 믿음과 기도대로 의지하면 될 듯싶다.

우리 큰 딸 삶에 펼쳐질 큰 변화 속에서 더 큰 꿈을 펼치며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이제 곧 Officially teenager가 될 딸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그려나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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