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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생활 - 발렌타인 데이

Please be my Valentine!

2월 14일!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며 사랑을 보여주는 날인 발렌타인 데이가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자가 남자한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지만, 이곳 캐나다에서는 모두를 위한 날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존경하는 선생님 그리고 함께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든 친구들, 함께 일하는 동료 및 사랑하는 연인에게 소중한 마음을 담아 달콤한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입니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때도 반 친구들에게 구디백(작은 선물이나 사탕, 초콜릿을 넣어 준비하는 조그마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보통 이런 날들은 개인의 선택이라 준비를 하는 사람보다는 안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구디백을 모든 사람들이 준비하는 날이 있으니 바로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특별히 이 날을 위해 선생님들조차도 미리 각 가정마다 가정통신문을 보내어 아이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강요는 아닙니다. 다 본인의 선택에 따른 것이지만 이 날만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선생님을 위해 조그마한 구디백을 준비한답니다.


선생님들이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이유는 혹여나 그 선물을 못 받을 친구들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할 거면 모든 친구들을 위해 준비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답니다.


막내가 받아 온 가정통신문에는 반 친구들의 이름까지 모두 적혀있지요.

각 반 친구들을 빼먹지 않도록 반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놓은 리스트를 함께 보내줍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친구들의 이름 철자를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제법 도움이 되는 선생님의 배려입니다.


이날은 학교에서 발렌타인데이 파티를 반별로 준비하기도 합니다. 보통 저학년들은 대부분 구디백을 준비하고 파티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고학년들은 선생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듯합니다. 7학년인 큰 딸은 이번에 파티를 안 했답니다. 그래도 선생님께 드린다고 선생님 초콜릿만 따로 준비를 해서 갔습니다.


이렇게 구디백을 준비하는 날이면 아이들과 다 함께 둘러앉아 구디백을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어릴 때는 매번 도와주었는데, 크면서 스스로 만들기를 원하면서부터는 제 손이 확실히 덜 바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엄마들 중에 베이킹에 재주가 있는 분들은 집에서 직접 마련한 쿠키 등을 구디백 대신에 보내기도 합니다.

각 구디백에 받는 사람 이름과 주는 사람 이름을 써서 나눠준답니다.

보통 발렌타인데이 카드와 함께 준비하는데, 이번에는 제 실수로 작년에 싸게 사놓은 카드를 찾지를 못해 그냥 이름 스티커에 이름을 써서 보냈습니다.


구디백을 다 만들고 나서야 발렌타인데이 카드를 찾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운이 딱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러진 발렌타인 데이 카드들

이런 물건들은 날이 지나면 세일을 엄청 많이 해서 나오는 물건들이라 작년에 미리 사 두었는데 너무 늦게 찾아서 사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카드들은 내년 발렌타인까지 1년을 더 보관해야 할 듯합니다. 내년엔 부디 잘 기억해 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캐나다 마트에서 일했던 오늘 발렌타인 데이는 그 날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섹션의 물건들은 전부 사라지고 오늘을 위해 대량으로 준비되었던 꽃다발들이 점점 눈에 띄게 없어졌답니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꽃다발을 포장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손님들을 보면서 어느 누군가는 저 꽃을 품에 안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행복하겠구나 상상이 되었답니다.


어떤 이에게는 첫 고백의 떨리는 순간이 될지도 모를, 새로운 연인이 인연을 맺는 날일 수도 있을 오늘 하루~ 모두 모두 외롭지 않고 달콤한 초콜릿이 주는 행복에 웃음 지을 수 있는 하루가 되었기를 소망해봅니다.


Could you be my Valentine?

함께 일하는 친구가 저에게 준 구디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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