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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를 받았습니다.

상식을 깨는 검사 시간

2020년 3월 14일 토요일

전화기로 흘러나오는 알람을 끄며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있는 힘껏 위로 치켜뜹니다.

눈은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데 몸은 정신력으로 벌떡 일어납니다.


비틀비틀 화장실로 가서 마치 매일의 하루를 시작하듯 양치를 하고 샤워를 하는 시간은 새벽 2시입니다.


몇 주전 병원에서 허리 MRI 예약이 잡혔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가정의를 만났을 때 요청했던 검사. 계속되는 허리 통증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벼르고 벼르다 요청한 검사였습니다.


3월 14일 3시 45분 약속. 약속 시간 30분 전까지 도착하라는 내용과 함께 이것저것 주의할 점 등등 많은 내용이 빽빽이 적혀 있던 것을 대충 훑어보고 던져 놓았던 종이.


검사 며칠 전, 병원에서 확인차 전화를 해 준 덕분에 당황스러운 마음을 갖고 부랴부랴 다시 정독을 하게 된 종이에는 아주 당당하게 약속 시간은 3:45AM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당당한 AM을 전 왜 당연히 오후 3시 45분이라고 받아들였을까요?


사람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게 참 크다 싶습니다. 병원 예약이 당연히 새벽에 없을 거라는 저의 마음이 시간 뒤에 붙은 저 am이라는 존재를 알 수 없는 장님이 되게 한 듯합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출발하면서 시간을 보니 2시 56분입니다. 5분 빠르게 세팅을 해 놔서 항상 약속 시간을 지키려 노력 중입니다.

확인 전화를 해 준 병원 덕분에 무사히 검사를 잘 받았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병원에 가자마자 작성한 서류 중에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질문이 있네요.


해외여행 유무와 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앞뒤로 적혀 있는 것을 작성했답니다.


처음 해 본 MRI 검사는  새벽에 받은 덕분에 아주 코 고는 소리까지 내며 잠들었답니다. 너무 시끄러워서 깊은 잠을 잘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피곤한 몸을 눕히고 받은 검사라 다행이었습니다.

새벽에 온 병원은 문이 다 닫혀있어서 응급실을 통해서 들어갔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나니 오전 4시15분입니다.사람 한명 없는 썰렁한 병원 복도가 너무 생소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코로나가 빠른 시기 안에 잡혀 나가길 간절히 기도하며 모든 분들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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