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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글씨 수업을 진행하다.

한글학교 특별 수업

2월 마지막 주일이었던 2월 23일

유년부(1학년~3학년) 한글학교 특별수업으로 붓글씨 쓰기가 있었습니다.


매년 특별수업으로 진행해 왔었는데, 강의를 해 주시던 장로님께서 연세가 더 드시면서 안타깝게 더 이상 해 주시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그리하여 그 수업의 기회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어릴 때, 서예를 배웠던 경험이 저에게 이런 기회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엄마의 교육열로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그 가운데 제가 정말 좋아하며 즐거이 배웠던 것이 서예였습니다.


수업 준비하며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써본 글씨체 이름. 아무리 다시 찍어도 글씨가 비스듬하게 나오네요.

좋아하며 배웠던 것은 참 오래 남는 거 같습니다. 종종 시간이 날 때마다 끄적거리던 것들을 보았던 분들이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셨으니 말입니다.


전 초등부(4학년~6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중인데 처음으로 유년부 교실에 가서 수업을 하며, 나이 차이가 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아이들에게 부여주기 위해 연습한 글자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너무 다른 분위기에 제가 적응을 잘하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목이 외쳐라 설명을 했는데 원하는 길을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 두 살 더 큰다는 것으로도 사람이 변하는 거를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답니다.

글씨체 이름을 알려주는 순간은 참 흥미로워했던 거 같습니다.

짧은 시간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없었지만, 이런 붓글씨가 한국 문화에 있다는 것을 경험한 좋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선생님 한분이 찍어주신 사진들. 저에게 좋은 추억이 될듯합니다.

붓글씨 수업을 집에서 준비하는 동안 저희 아이들조차도 제법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참에 저희 아이들에게도 붓글씨를 가르쳐 볼까 행복한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붓글씨는 참 매력이 있습니다. 집중해서 선 하나하나를 적어 갈 때마다 마음의 혼란스러움이 사라집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적어가면 어느새 커다란 화선지에는 저의 마음을 나타내는 듯한 글씨가 박힙니다. 집중하고 안정적일 때의 글씨와 마음이 어수선할 때의 글씨는 확실히 다릅니다.


혼자 앉아서 집중할 수 있던 그 시간이 참 저에겐 매력이었던 거 같습니다.


유년부에 동생이 있는 초등부 학생 한 명이 저에게 와서 우리 반은 언제 이 수업을 하냐고 묻습니다. 그 물음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요?

관심을 더해주는 마음에 우리 초등부 아이들에게도 이런 좋은 수업을 해 주고 싶다는 욕심이 드네요.

이런 좋은 경험을 갖게끔 기회를 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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