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오늘로써 continued education에서 시작한 English study 12 수업을 다섯 번째 참여했습니다. 세 번째 되던 저번 주 화요일에는 첫 쪽지 시험도 봤습니다. 첫 주에 했던 영어 문법으로 바로 쪽지 시험을 준비하시는 선생님의 진취력을 제대로 느낀 수업이었지요. 열심히 준비해서 갔는데도, 막상 시험지를 앞에 놓으니 헷갈렸답니다. 아직 결과를 받지 못했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실망이 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번 주까지 읽으며 함께 토론했던 짧은 글 내용을 가지고 오늘은 에세이를 쓰는 시험을 봤습니다. 인터넷으로 가뿐하게 준비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기에 에세이 시험은 무조건 학교에서 써서 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시험이었습니다. 다행히 저번 주 목요일 수업 때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지 주제를 정해 주셔서 주말 내내 머리 싸매고 에세이 준비를 했던 거 갔습니다.
"Where the world began" by Margaret Laurence
"Returning to Harmony" by Richard Wagamese
이 두 글의 내용은 환경적인 요건과 문화적, 가족으로 인한 요건에 의해 사람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글들입니다.
위에 글은 살아온 환경에 대한 내용이 주된 주제였고, 밑에 글은 가족으로 인해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영향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쉽게 읽히는 글이 아니고 숨은 뜻이 다분히 많은 글들이어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글이 주는 작가의 의도를 가지고 제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받아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쓰는 것이 오늘 에세이의 주제였습니다.
글을 조건은
1. 주제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2. 주제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3. 2개의 문단으로 구성한다(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본문 구성)
4. Figurative language를 사용한다.(이미지화, 의인화, 비유법 등 문학적인 표현 사용하기)
참고로 이 과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 중 한 가지입니다. 이 과정을 선택하지 않아도 다른 영어 과정으로 졸업이 가능하지만, 보통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입학 조건 중에 들어가는 이 과목에서 C or C+이상을 받아야만 대학 입학이 가능해집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안 들어도 되지만, 공부가 너무 고픈 저의 도전이었답니다.
약 1시간 30분이 주어졌습니다. 집에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 보고 갔습니다. 주제에 대해 어떤 내용을 써볼지 적어 보며 문법적인 체크도 해서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어 보기 위해 나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Jot the idea라고 하던데, 글을 쓰기 전에 연상되는 생각들을 나열하며 글에 쓸 내용과 뺄 내용을 적어보는 과정들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이 방법도 제 아이들이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답니다. 이제 5학년인 제 둘째 딸이 에세이 숙제를 한다며 보여준 내용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정리해 놓아 보았습니다. 제가 썼던 이미지화 문장을 좀 써보자면,
There was a playground in the shaded of the buildings. The yellow, red and blue slide was in the middle on the brownish-yellow sand. The leathery swings and the long rusted seesaw were the part of its family. The sound of giggling, laughing, shouting, and talking was the missing part of its existence.
색깔을 통한 시각적인 이미지화를 표현해보려 했고, 그네와 시소를 가족이라고 표현하면서 의인화 표현을 해 보려고 해 봤었답니다. 이런 제 의도를 읽는 선생님이 잘 이해해 주실 있기를 바라봅니다.
비유법을 표현한 문장은
On sunny days, it was still humid because of weather like a steam sauna.
우리나라의 여름을 표현할 때, 써 본 문장입니다.
이번에 에세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 웃기게도 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겁니다.
위의 두 글을 내용이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이야기여서 더 그랬던 거 같습니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계속 머릿속을 헤집으며 파보니 나름 어릴 때 느꼈던 모습들이 형상처럼 떠올랐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동네의 옛날 모습들과 부모님과 지냈던 시절의 모습들 말입니다.
솔직히 아련하게 좋았던 기억만 있던 것이 아닌 부정적인 것들도 떠 오르는 통에 조금 울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제 어린 시절을 아련하게 좋은 추억으로만 쓰지 말자는 마음이 드니 좀 적나라하게 아팠던 기분도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 저 자신의 모습을 만들었던 환경적, 문화적인 요건과 가족이 모두 다 긍정적인 면만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예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감사하며, 앞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영향을 받으며 새로 만들어 갈 저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으로 주제로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 갔습니다.
솔직히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는 말을 100프로 이해하기에는 주제가 너무 어려워서 나름 고생을 했지만, 글을 통해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고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위로로 삼아 당당히 글을 제출했답니다. 얼마나 선생님의 기대치를 채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던 거로 나름 위안을 삼아봅니다.
목요일까지 해 가야 할 새로운 숙제가 나왔습니다. 단편 소설을 읽고, 인물 파악, 플롯 파악, 클라이맥스 파악 사건 파악 등등 머리 아픈 질문이 또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도전한 거, 멋지게 정복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