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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모드 Mar 30. 2019

좋은 향기로 기억되고 싶다

나만의 향기 찾기


우드, 피치, 바닐라, 러쉬 샴푸와 동경 길거리에서 마주한 세탁소의 향기. 내가 기억하는 그들의 냄새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이미 얼굴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 옛사랑이지만,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는 같은 향기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곤 한다.


아마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향기에 대한 나의 집착이. 외출할 때 몰래 뿌리고 나갔던 엄마의 장미 향수, 너무 많이 뿌려 혼쭐난 뒤 용돈을 아껴 구입했던 내 생에 첫 향수 (비록 싸구려였지만), 그리고 지금 내 방 한 켠에 잔뜩 쌓여있는 각양각색의 향수와 바디 오일. 우울하고 마음이 가라앉은 날엔 어김없이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칙칙 뿌리고 잠을 청한다. 그 어떤 좋은 음악보다, 그 어떤 예쁜 그림보다 내 맘을 치유하는 건 오직 향기뿐. 좋은 향기가 전하는 완벽한 테라피, 무엇보다 내가 믿는 것!


그래서 언젠간, 남프랑스에 꼭 가보고 말거다. 향기로운 꽃밭에 파묻혀 하루종일 산책하고, 그림도 그리면 세상 근심 걱정 모두 사라질 것 같은 느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는 펜할리곤스 바라. 따뜻하다기 보단 뜨거운 향, 러블리하고 여성스럽진 않지만 이국적인 섹시함이 풍기는 향. 적어도 나에겐 가장 편안하고 달콤한 향기다.


오늘도 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향기로 기억되고 싶다. 나만의 좋은 향기로 누군가의 후각을 자극하고, 내면의 향기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게 내 꿈이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엔 마사지 오일 듬뿍 바르고 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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