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낮추는 다섯 가지 방법
문해력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다섯 가지로 간추렸다.
문해력(literacy)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독해력(reading comprehention ability)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면, 영어 구문을 읽고 이해하지 못할 때 독해력이 떨어진다는 식으로 표현했었다.
한글로 된 글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보다 그냥 "한글도 못 읽냐"라고 핀잔을 주거나 "글이 너무 어렵구나"라고 말했을 것이다.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전이었으니까.
요즘은 외국어 문제를 넘어서 한글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문해력이라는 단어로 상황을 표현한다.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의 문해력 수준은 OECD 국가들 중에서는 낮은 편이다. 그런데 더욱 악화하는 경향이 더 문제일 듯하다.
그래서 여러 전문가들이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나는 그것보다 문해력을 낮추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문해력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1) 줄임말 애용하기 - 가능한 한 말을 줄여 쓴다.
이것은 요즘 유행을 따라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박, "헐" 등 감탄사를 남용하고, "일욜"(일요일) "넘"(너무나), "첨"(처음) 등 줄임말을 최대한 자주 사용한다. 그런 줄임말 사용이 어려 보이고 귀여워 보인다고 생각하고 대세이며 트렌드라고 믿는다. 다른 사람이 정식으로 길게 말하면 놀리기도 한다. 카카오톡은 반드시 세 줄 이하로 쓰도록 하며 그 이상 쓰는 사람과는 대화를 피한다.
2) 비디오만 보기 - 유튜브, 특히 쇼트를 열심히 본다.
읽기와는 거리를 두고 최대한 TV나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시청하는 데 주력한다. 그리하여 차분하게 사색할 여유 없이 넋 놓고 드라마나 스포츠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한다. 인터넷 게임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도 비디오가 눈앞에서 흘러갈 수 있도록 습관화한다.
3) 한자 모르기 - 한자 공부를 전혀 안 한다.
그래서 어휘력이 떨어지도록 한다. 단어의 뜻을 알지 못해도 '한글전용주의자'임을 자처하면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한자를 이해하지 못해도 자부심을 갖는다. 한자를 읽지도 쓰지도 못하도록 애를 쓰면서, 나아가 한자를 쓰는 사람을 조롱하거나 경멸하도록 한다. 겉으로 그러라는 말이 아니라 속으로만 말이다.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단어가 한자 단어들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그것을 안다 해도 부정하려고 한다.
4) 책 안 읽기 - 책을 멀리 하고 독서를 피한다.
요즘은 시청각 시대이고 인터넷 동영상 보기에도 바쁜 시대다. 책을 읽거나 텍스트에 의존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믿는다. 특히 긴 글을 혐오한다. 책은 사지도 말고 읽지도 않는다. 책들의 보고인 도서관에도 갈 필요가 없다. 카카오톡에서 세 줄 이상 넘어가면 길다고 욕을 한다. 메시지를 보낼 때 문자는 최소화하고 각종 느낌 표시와 이모티콘을 주로 활용한다.
5) 쓰기와 토론을 피하기 - 스스로 생각해서 하는 글쓰기를 피한다.
쓰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머리도 아픈 일이다. 나아가 쓴 것을 정리해서 타인과 토론하는 것은 더욱 회피해야 한다. 뭔가를 읽고 나서 이해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고 넘기고, 알아보고자 생각하거나 조사하는 것을 멀리하고, 남에게 묻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글자와 거리를 두는 것이야말로 문해력을 낮추기 위해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이렇게 해서 문해력이 낮아진 당신,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