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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중부지방 - 2024년 가을 여행 이야기

by memory 최호인

1.

2024년 10월 초에 사흘간 대학 친구들과 중부지방 여행을 다녀왔다.


마침 추석 연휴 기간이었다. 친구들은 내가 한국을 여행하는 일정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워주었다.

여행에 앞서 9월에 여행 계획을 주도하는 친구인 혁국은 고맙게도 나에게 전라남도와 강원도 일대 중 어느 쪽으로 가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전라남도를 여행하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오가는 데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강원도로 가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생각에 동의했다. 그리하여 우리 여행은 충북과 강원도 일대로 정해졌다.


나에게 강원도는 낯설다. 오래전에 속초나 강릉, 설악산과 삼척 등을 다녀온 바 있지만 태백산맥이 가로지르는 강원도는 접근하기에는 남부지방에 비해 어렵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굳이 여행기를 쓰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여행 기간에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단지, 남는 것은 기억과 사진뿐이라는 생각에 나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으로 사진만 찍었다.


한 달간의 한국 여행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와서 나는 지루하고 외로운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국 여행의 여운이 짙게 남았다. 여전히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누구는 한국과 서울이 싫다고 하는데, 나는 왜 그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을 이렇게 그리워하는가.

누구는 서울이 싫다고 뉴욕으로 오고 싶어서 안달인데, 나는 왜 서울로 가고 싶어 하는가.


그것은 나도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리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2.


우리는 2024년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충북과 경북과 강원도를 잇는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 구체적으로는, 충북에서는 충주와 단양, 경북에서는 봉화와 영주, 강원도에서는 사북과 태백과 영월과 동해시와 강릉 등을 다녔다.


이번 여행은 딱히 굵고 인상적인 것보다 뭔가 소소한 구경이 많았다는 소감이다. 그 지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여러 가지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본 탓에, 나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 거기서 무엇을 느꼈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여행을 마친 후에는 여행지를 정확히 기억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다행히 찍어둔 사진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나는 우리의 여행을 찬찬히 되짚을 수 있었다. 2박 3일의 여정을 막상 쓰다 보니 조금씩 기억이 되살아나고 내용에도 살이 붙었다. 나아가 함께 여행했던 친구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기자면 여행에서 겪은 사적인 경험과 여행지에 관한 객관적 내용을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잘 기억해서 쓰려고 노력한다.


미리 알려 둘 것은, 이 여행기는 사흘간의 여행만 기록한 것은 아니다.


이 기록은 한국으로 여행 가기 전부터 뉴욕에서 내가 처했던 상황과 생각부터 시작한다.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여행에 앞서 나름대로 심리적 동요가 심해서 여행을 실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여행 후에,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까지 친구들과 만났던 에피소드들도 이 기록에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진도나 부산 방문 후에 작성한 여행기처럼 해당 지역에 관해서만 또 그때의 감정에 관해서만 쓴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해 글 제목을 지으면서 한 지역으로 정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들리는 시기로 정했다.


여행을 함께 한 친구들에게 이해도 구하지 않고 그냥 글을 시작했다. 관대한 마음으로 양해 바란다. 더불어 즐겁게 여행하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독자들께 사과드립니다>


앞서 브런치북 <걷거나 타거나 2> 연재를 마치면서 나는 이번 중부지방 여행기를 가제 <2024년 가을 여행기>로 잡고 새로운 브런치북을 연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 사이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브런치북처럼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국내여행>이라는 브런치매거진을 만들고 그곳에 이 기록들을 포함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혼선의 와중에 나는 섣불리 브런치북을 먼저 만들었다가 곧 삭제했습니다. 아직 내가 브런치북과 브런치매거진, 브런치스토리의 모든 창작과 발표 등의 정책에 관해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무조건 브런치북을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닌 듯합니다.

그것은 매거진에 글이 쌓이면 나중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다만 '연재' 형식으로 글을 발표함으로써, 글을 씀에 있어서 내가 게을러지지 않도록 채찍질하고, 독자들에게 꾸준히 그리고 정기적으로 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혼선을 준 것을 사과드립니다.

앞서 밝힌 대로 나는 (프롤로그만 빼고) 매주 세 차례 (화, 목, 토)에 걸쳐 이 여행기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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