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국 중간선거 전망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의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간선거를 이겨야 해. 못 이기면 그냥 — 걔들이 이유를 찾아서 나를 탄핵시킬 거야. 탄핵당하고 말 거야."
미국의 중간선거는 오는 11월 3일 열리며, 하원 435석 전원과 상원 35석이 걸려 있다. 이 선거 결과는 트럼프 2기를 지원할 수도 있고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미국은 대통령 임기 4년의 정확히 절반인 2년 시점에 의회 선거를 치른다. 하원은 전원을 새로 뽑고, 상원은 6년 임기의 3분의 1씩 순환 교체된다. 이 선거는 사실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중간 평가’로 이해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집권당은 중간선거에서 거의 항상 다수당 지위를 잃는다. 미국의 정치사에서 예외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2018년 트럼프 1기 때도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했고, 2022년 바이든 때도 공화당이 하원을 가져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율은 2025년 초 재집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월 취임 당시 갤럽의 조사 기준으로 트럼프는 47%의 지지율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취임 후 강력히 실시된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안과 초강력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그의 지지율은 작년 12월 36%까지 떨어졌다. 이 시기에 중도 무당층의 지지층 이탈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올해 3월 말에 이르러 AP, 갤럽 등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3% 안팎까지 떨어져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미국 선거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4월 초 자신의 뉴스레터에서 "이란전쟁, 유가 급등, 모기지 금리 5주 연속 상승까지 겹치며 공화당에 더욱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썼다. 미국인들 가운데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53%는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재집권 초부터 내밀었던 경제 정책의 핵심인 관세에 대한 지지율은 36%에 불과하고, 반대는 56%에 이르고 있다.
최근 이란전쟁 발발 이후 4달러를 넘어선 갤런당 휘발유값, 인플레이션 공포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를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미국인의 55%가 이란전쟁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오는 11월 벌어질 중간선거에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할 전망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하원에서 민주당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11월 선거에서는 바이든의 실정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는 동시에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했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 (민주당 47석), 하원에서 220석 (민주당 215석)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11월에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3석만 더 차지해도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 전국 435개 선거구 중 약 13%에 해당하는 50여 곳이 초박빙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란전쟁과 경제불안 등에 힘입어, 선거 예측 사이트 Race to the WH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을 83%로 예상하고 있다. 전쟁 위기와 경제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공화당 의석 수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은퇴와 불출마 등도 중요한 특징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에서 현직 의원 36명이 이미 불출마, 은퇴, 또는 주지사 자리 같은 타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적은 21명에 그치고 있어, 하원에서 공화당은 더욱 불리한 구도를 맞고 있다.
그러나 상원은 아직 미지수다.
현재 47석에 불과한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려면 오는 중간선거에서 4석을 더 확보해야 한다. 미국 상원은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므로 민주당이 정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51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이번에 상원 선거가 있는 35개 의석 중 공화당은 22석, 민주당은 13석을 방어해야 한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 수성해야 할 숫자가 적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려면 4석을 뒤집어야 하므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은 현재 민주당의 상원 탈환 가능성을 53%로 보고 있다. 선거 분석 기관인 Inside Elections 또한 지난 4월 1일 최대 격전지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알래스카 두 공화당 의석을 '민주당 우세(Lean Democratic)'로 상향조정 했다. 이밖에 메인,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에서는 공화당이, 미시간과 조지아에서는 민주당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을 동시에 탈환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현실로 된다면 트럼프는 상당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그럴 가능성은 30% 안팎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2026년 3~4월) “오늘 선거가 열린다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묻는 투표 의향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는 48~50%, 공화당은 41~43%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은 6~8%포인트를 앞서고 있는데, 이 격차가 5%포인트를 넘으면 야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기준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3석, 상원에서 4석을 더 얻으면 다수당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원에서는 대단히 불투명한 상태다.
중간선거는 아직 7개월이나 남아 있고 선거에 영향을 끼칠 변수는 많다. 당장 이란전쟁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큰 문제이며, 물가와 경제 안정 문제, 이민 및 복지 정책 등도 큰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2기의 레임덕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민주당이 하원만 탈환해도 트럼프의 입법은 사실상 막히게 될 것이다. 정부가 발의하는 법안은 통과되지 않고 청문회는 수시로 열리고, 지지율이 바닥인 트럼프에 대한 수사까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그것은 하원에서 과반으로 통과된다 해도, 상원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 역사상 하원에서 탄핵소추된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1기 때 2회)가 있었으나 상원의 벽을 넘지는 못해 모두 파면을 면한 바 있다.
2기 집권 하반기에 이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 아직 7개월이 남았지만 현재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트럼프가 스스로 예언한 악몽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구글 제미나이를 통해 생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