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근본 원인
우리는 진화를 거듭해왔다. 300만년 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부터 호모 하빌리스(15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160만년 전~25만년 전), 그리고 네안데르탈인(35만년 전) 등. 현생 인류로 불리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대략 4만년 전에서 3만년 전 최초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최초의 문명은 언제부터일까?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기원전 7000~6000년경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 알다시피 한반도의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경이 된다. 문명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일까? 우선은 농업의 발달로 잉여생산물이 생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농기구의 발달이 따라야 하며, 최소 신석기 시대를 넘어야한다. 이를 1차 농업혁명, 신석기 혁명이라고 한다. 이후에 잉여생산물로 빈부의 격차가 생기게 되면 결국 계급이 발생하게 된다. 이 계급을 바탕으로 청동기, 철기를 이용한 활발한 정복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정치적 지배구조가 생기게 되고 도시국가가 형성된다. 이 과정이 전 세계를 통틀어서 지금으로부터 8-9천년전에 일어났다. 인류의 진화과정에 비해서는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아마 산업혁명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의 힘을 빌어 최대의 효율성을 가지게 되자, 결국 농업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는 18세기, 고작 300년 전의 일이다. 바야흐로 식품 대량생산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18세기 농업혁명의 주요 목표는 공업에 필요한 노동력과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값 싼 노동력을 얻기 위해 저소득층이 먹을 수 있는 값 싼 음식이 늘어나야 했고, 이는 곧 비만이 유행하는 효시가 되었다. 물론 기아로 죽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구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결국 하고자하는 말은, 우리 몸은 3만년 전 세팅된 그대로인데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너무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비만이 횡행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혹시 칼로리가 낮은데 맛있는 음식을 본 적이 있는가? 모든 맛있는 음식은 칼로리가 높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은 단 맛이다. 지나치게 단 맛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을 좋아한다. “꿀-”이라는 접두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결국 우리는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도록 진화해왔다. 하지만 과거에는 고칼로리 음식을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는 고칼로리 음식이 대량생산돼 오히려 구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고칼로리 음식을 갈망하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는 최초의 인류가 나타났던 시기에 비해 월등히 육체활동량이 줄어들었다. 기계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해주기 시작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오늘날 대부분의 직업은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특히 한국의 근무시간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에 달한다. 우리는 발로 뛰어다니며 채집을 하고 거대한 사냥감을 사냥하던 최초의 인류에서 신체 메커니즘은 큰 폭으로 변화하지 않았다. 같은 종의 동물이 음식의 효율성은 올라가고 구하기는 쉬워지면서 활동량은 줄어들게 되었으니 자연히 비만이 유행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