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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02. 2018

국수 -백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어제 뉴스를 보다 보니, 백석 시인의 국수라는 시가 나와 찾아 적어봅니다.

낯선 우리글이 제법 많아 찾아보니, 북쪽 지방의 사투리로 써 놓은 시라합니다.

어쩌면 이 시점에, 또 한번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준비되는 시점에 뉴스에서 선정한 이유가 될 만도 합니다.

읽다보니 저절로 운율이 어줍잖은 북쪽 사투리 억양으로도 읽어보니 재미있습니다.


그 한 시절, 사람들이 모여 살던 시절,

이데올로기도 없고, 빈부도 없이,

사람이 모여 사람으로 살던 시절.


그저 추운 날, 화로앞에 옹기종기 식구들 모여앉아

한가롭고 실없는 웃음 웃으며

그렇게 입김 호호 불며 서로에게 정을 건네주던 그 시절.

그 조용한 마을의 의젓한 사람들이 모여

고담하고 소박하게 나누던 그 국수 한사발.

그 시절이야말로 사람살던 시절인가봅니다.


세상이 커지고, 마음이 나뉘고, 편이 나뉘고, 계급이 나뉘어,

우리들 가슴에서 따스함은 새어나가고

그 온기를 채우지 못한 채

가슴이 공허한 우리들로 사는지도요

따스한 국수 한입, 시원한 냉면한그릇 나누는

소박한 마음을 잊었는지도요.


초록이 짙어지는 봄 날,

오늘은 국수 한 그릇 나워볼까요

멸치국물에 담백하게 끓여낸 장터국수 한그릇 후루룩 먹어볼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따뜻한 가슴에 평화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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