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인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런저런 일 때문에 마음도 살짝 바쁘고, 몸도 살짝 바쁩니다. 어쩌면 몸의 바쁨 보다도 마음의 심란함이 생활의 여유를 더 좁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차에 서울에서 궁금해하시던 노모가 오랜만에 찾아오셨습니다. 날도 봄 날씨인데 답답하기도 하고, 어찌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셨나 봅니다.
코로나 시절 탓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던 참에 어머니가 직접 와 주시니 반가운 한편으론 죄스럽기만 합니다. 편치 않은 다리에도 멀리 오셔서 이리저리 구경하십니다. 차도 한 잔 하시고 준비한 음식도 맛나게 드십니다. 내심 궁금하던 상황이 맘에 흡족하신지 웃으시며 음식을 드시며 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내 마음도 흐뭇해집니다. '보시니 좋았다'라는 성경구절이 생각납니다. 보시고 좋으니 나도 좋습니다. 어머니를 서울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이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어머니가 주고 가신 미소가, 제겐 큰 응원이 되고 위안이 되나 봅니다. 그 미소를 , 그 응원을, 그 위안을 내가 어머니에게 드려야 하지만 여전히 어머니에게 받기만 하는 아직도 철부지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