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처리에는 저마다의 성향이 있는가 봅니다. 남들은 답답해 보여도 꾸준히 천천히 해나가는 사람이 있고, 시작하자마자 후다닥 처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나는 후자에 속하는가 봅니다.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마무리가 되어야 속이 편합니다. 그러다 보니 혼자 바쁩니다. 저 혼자 서두르고 저 혼자 급합니다. 딱히 일을 끝내 놓고 해야 할 것도 없는데, 그래도 일을 해치워놔야 속이 편한 성격인가 봅니다. 그렇다고 딱히 급한 성격은 아닌데 어떤 부분의 일은 미뤄놓고 있질 못합니다. 이런 게 급한 성격인 걸까요.
오늘도 오전 중에 할 일을 두어 가지를 보고 들어왔습니다. 꼭 지금 해야 할 일은 아니었지만 생각났을 때 미뤄놓기 뭐해 처리해 놓고 나니 일단 맘은 편합니다.
여태껏 살아온 성격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도 해보지만 가끔은 서둘지 말고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가보자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세상사 급하게 서둘러서 좋은 건 별로 없다는 것은 알기는 하지만 그게 생각한다고 꼭 그리 되진 않더라고요.
그렇게 또 하루 급하게 보낸 오전을 반성하며 느릴 완 緩 자를 써봅니다. 중국 속담에 ' 느린 것을 두려워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있더군요.
그러게요. 멈추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는 조금은 속도를 늦춰도 될 때인가 봅니다. 아니 어쩌면 늦춰야 할 때일지도요.
동네의 작은 공원을 걸어서 산책하면서, 그동안 차로 지나칠 땐 보지 못했던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굳이 멈추지 않더라도, 천천히 걸으며 세상을 보면 또 다른 모습들을 만나곤 합니다. 천천히 걸으며 세상과 만나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천천히 걸으며 피는 꽃도 만나보고, 천천히 걸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도 들어봐야 하겠습니다. 내 급한 마음보다 더 빨리 지나가는 봄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