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꽃자리 -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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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의 꽃자리를 그려봅니다. 우연히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스페인의 항공사진을 봅니다. 시절 좋을 때 감동의 느낌으로 찾아본 파밀리아 성당 인근의 모습을 항공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복잡한 길을 무작정 따라갈 땐 보이지 않던 도시의 기묘하고 멋진 모습이 항공사진에선 잘 보입니다. 그렇게 스쳐지나온 곳이 그리 멋진 곳이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한가 봅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지금 내가 처한 이 시간이 어떤 모습인지는 그 당시엔 제대로 모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서야 그때가 좋았네, 그때가 꽃 시절이었네 하며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그런 삶의 이치를 구상 시인이 이야기해 줍니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네가 있는 그곳이 꽃자리니라'
이 시를 써본지도 몇 년, 이제 다시 이 시를 그려보며 생각해 봅니다. 그때가 꽃자리였구나, 그때가 호시절이었구나 그렇다면 지금도 꽃자리구나. 지금도 호시절이구나 하며 말이죠. 세상 모든 곳이 그렇게 꽃으로 가득한 저녁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