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말과 글과 숨결이 지나간 흔적을, 그리고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하지 못한채 사는건 아닌지를, 말이라는 악기를 아름답게 연주하지 않고 오로지 뾰족한 무기로만 사용하는건 아닌지를...
이기주의 '말의 품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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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내뱉어진 말이 큰 낭패를 몰고 오는 일을 자주 봅니다. 한번 쓰인 글이 큰 사단을 일으키는 걸 보곤 합니다. 그런 일을 접할 때마다 말을 조심하고 글을 주의해야 함을 매번 다짐하지만, 아직도 자주 마음보다 먼저 나오는 뾰족한 말 한마디, 덜 정제되어서 쓰인 글 한 줄에 후회하곤 하는 게 우리네 마음입니다.
대한민국 공식 싸움터인 국회에서 또 말 한마디로 구설수에 오릅니다. 3인칭 '당신'을 2인칭 '당신'으로 알아들어 말싸움이 납니다. 그 난장판을 보면서 이기주 님의 말의 품격이란 책을 슬며시 펴 듭니다. 딱 어울리는 한 구절이 있어 먹을 묻혀 그려봅니다. 솔직함과 무례함의 구분조차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이라는 아름다운 악기를 뾰족한 무기로만 휘두르는 모습이 딱 뉴스에 나온 저네들의 모습입니다..
붓끝에 먹을 적시면서 나의 글 또한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내 붓끝에는 치기 어린 꼰대 정신이 흠뻑 젖어있지는 않는지, 내 화선지에는 틀에 박힌 매너리즘이 한 꺼풀 입혀져 있지는 않는지, 내 시선은 세상의 먼지로 가득 덮인 두꺼운 안경알에 가려있진 않는지, 내 마음은 교만과 옹졸함으로 꼬여있지는 않는지, 내 말의 품격을 먼저 돌아봅니다 내 글의 품격을 먼저 돌아봅니다 꿀꺽, 뱉을 말 한번 삼켜보는 오늘입니다. 멈칫, 쓰고 싶은 글 한 획 접어보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