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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1. 2021

수다 떨기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수다쟁이를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습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나, 이야기하기 피곤할 때는 수다쟁이들이 모임에 있으면 힘들지 않게 모임을 지나갈 수 있지만, 수다쟁이와 단둘이 있거나, 식당이나 카페 등의 옆좌석에 수다쟁이들이 앉아 있으면 영 힘듭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수다쟁이와 함께 하는 자리는 피하려 합니다. 모임에 수다쟁이가 나온다 하면 아예 참석을 안 하기도 하죠
그래서 집사람에게 종종 까칠하단 소리도 듣습니다

오랜만에 지인이 집에 놀러 왔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자주 보지도 못하고, 전화로 안부만 묻던 사이였기에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꽤 오랜 시간 수다를 떨다 갔습니다.
집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리 피곤했는지, 시끄러웠는지 기억은 나지 않았습니다.
돌아간 지인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오랜만에 수다를 떨고 갈 수 있어서  힐링을 잘하고 간다'라고 말이죠.

그러게요,
때론 수다가 필요한가 봅니다.
때론 그런 수다를 들어줄 사이도 필요한가 봅니다.
요즘 같은 우울한 시기엔, 그렇게 같이 만나 수다 떠는 일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시시콜콜한 동네 이야기든, 짜증 나는 직장 동료 이야기든, 그러다가 흘러 옛 추억의 이야기이든, 그렇게 같이 웃고 떠들고 수다 떠는 것만으로도 때론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할 겁니다.

한편으론, 수다스러운 그 모든 이들을 이해해 볼 수도 있을듯합니다.
어쩌면 그들에게 수다란,
그 지난한 세월을,
그 짙은 외로움을,
그 아픈 설움들을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힘든 세상을 살아가며 헤치고 나아가려 애쓰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니 말이죠.

외로운 날엔,
그리 이야기 나눠봅시다.
그리운 날엔,
그리 수다 떨어 봅시다.
수다 떨데 없는 분들은 제게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같이 수다 들어드릴게요.
메일이나 댓글로라도 수다 들어드릴게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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