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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4. 2021

가을 아침 - 김용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구름을 다 쓸어내고
하늘가로 나도 숨었다
그래, 어디, 오늘도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

가을 아침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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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한 오후입니다.
바람은 마치 봄날의 그것처럼 부드럽습니다.
발코니에 나와 커피 한 잔을 들고 앉으니,
햇볕 아래 졸고 있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눈이 스르르 감깁니다.
드물게 맞이하는 걱정 없는 한 순간입니다.
이런 날엔 김용택 님의 시가 제격입니다.
제겐 그저 평화로운 섬진강의 한 그림으로 기억되는 김용택 님의 시구절을 그려봅니다.

제목은 가을 아침이지만 오늘의 하늘과도 딱 어울립니다.
어느 분일까요.
하늘의 구름마저 한 점 없이 다 쓸어내고
당신도 어느 구석으로 비켜주셨습니다.
그저 맑고 파란 하늘만 남겨 놓고 말이죠.
그리곤 말씀하십니다.
어디 오늘,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
이 맑은 날,
이 좋은 날,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보랍니다.

그렇게 맘대로 살아보라 주신 이날 이 순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향 좋은 커피 한 잔 들고,
낡은 의자 하나 끌고 나와,
하늘 바라보며
바람 느껴보며
문득 떠오른 당신을 그리면서
이 순간에 감사할 뿐입니다
맘대로 살아보는 오늘입니다
주신 오늘에 감사한 하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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