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다 쓸어내고 하늘가로 나도 숨었다 그래, 어디, 오늘도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
가을 아침 - 김용택
==========================
평안한 오후입니다. 바람은 마치 봄날의 그것처럼 부드럽습니다. 발코니에 나와 커피 한 잔을 들고 앉으니, 햇볕 아래 졸고 있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눈이 스르르 감깁니다. 드물게 맞이하는 걱정 없는 한 순간입니다. 이런 날엔 김용택 님의 시가 제격입니다. 제겐 그저 평화로운 섬진강의 한 그림으로 기억되는 김용택 님의 시구절을 그려봅니다.
제목은 가을 아침이지만 오늘의 하늘과도 딱 어울립니다. 어느 분일까요. 하늘의 구름마저 한 점 없이 다 쓸어내고 당신도 어느 구석으로 비켜주셨습니다. 그저 맑고 파란 하늘만 남겨 놓고 말이죠. 그리곤 말씀하십니다. 어디 오늘,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봐라. 이 맑은 날, 이 좋은 날, 니들 맘대로 한번 살아보랍니다.
그렇게 맘대로 살아보라 주신 이날 이 순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향 좋은 커피 한 잔 들고, 낡은 의자 하나 끌고 나와, 하늘 바라보며 바람 느껴보며 문득 떠오른 당신을 그리면서 이 순간에 감사할 뿐입니다 맘대로 살아보는 오늘입니다 주신 오늘에 감사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