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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06. 2021

오늘이 행복하지 않다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살다 보면, 세상이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는 때도 있습니다. 세상이 그리 즐거울 일이 없는 것 같은 때도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다 달려가는데 지금 나는 혼자 머뭇거리며 서 있는 것 같고, 내가 걸어온 이 길이, 그리고 여전히 다시 걸어가야 할 이 길이 과연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언제 도착할지,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를 앞날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세월은 다 흘렀는데 나는 무엇을 만들어 놓았나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남은 날은 얼마 없는데 이뤄놓은 것 없이 지내온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매사 즐거울 일이 없습니다.

삶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뭐 그리 신나는 일도 없습니다.


왜 사람들에게 이런 마음들이 들까 생각해 보던 중, 오늘 법륜스님이 설명해주는 불교 경전의 한 구절을 듣고 고민 한 자락이 립니다.


우리는 흔히 행복이란 '즐거움이 가득한 상태'로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즐거운 시간에 행복하다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세상을 지내다 보면 매 순간이 즐거울 수는 없지요. 즐거운 때도 있고, 괴로울 때도 있고, 편안할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즐거운 시간에만 행복하다면 나머지 시간은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하루 중에 즐거운 시간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러니 대부분 느껴지는 건 행복하지 않은 마음인 거죠. 결국은 하루가, 매일이,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고 말입니다.


그런데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이란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즐거워야 행복한 게 아니라 괴롭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어찌하면 괴롭지 않을까요. 그것은 '집착'을 없애면 된답니다.

돈에 대한 집착, 욕심에 대한 집착, 삶에 대한 집착 즐거움에 대한 집착 등 우리의 욕심과 교만에서 나오는 집착이 괴로움을 만든다는 거죠.

집착에서 벗어남이 '아무것도 의미 없다'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재물, 젊음, 지위, 즐거움에서 한 발 떨어져서 들여다보면 집착할 게 없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괴로울 일도 없어지고, 그게 행복이라는 겁니다.

집착에서 벗어나면 깨달음의 상태가 되고, 그게 바로 Nirvana 열반이랍니다.

어쩌면 교과서적인 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제겐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귀한 설법이었습니다.


열반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Nirvana를 그려보며 이렇게 또 한 번 마음 보따리를 툴툴 털어봅니다.

이렇게 한번 어지러운 마음 보따리를 정리해 봅니다. 지저분한 방을 청소하고 나면 주변이 개운해지듯, 이렇게 마음 보따리 한번 뒤적거리고 나니 마음이 개운합니다.


남쪽엔 비 소식도 있고, 후텁지근한 더위 소식도 있지만, 오늘은 그렇게 집착하던 마음을 털어내 보고 괴로움 없는'행복' 한 구석 열어보면 어떨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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