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 김소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啼昔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김소월 -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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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송골매라는 그룹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이 부른 노래로 아마 귀에 익숙해졌을 시입니다.
김소월의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를 그려봅니다.
그저 흥얼거리던 운율로 , 그저 가사로만 들리던 시구절이 새삼 읽힙니다.
세상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이제야 조금씩 들리는 걸까요.
어쩌면 '세상모르고 살아옴이' 잘 살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고 오지 못한다'는 것도
'돌아서면 무 심타'는 것도
뜻 모르고 넘길 수 있음이 다행이었을지도요.
세상 고락을 다 겪은 내 입술은
이제 세상을 알아 입바른 소리에 길들여져 있지만,
그 젊음의 시절엔,
그 청춘의 시절엔,
그저 맘과 달리 거칠기만 했을까 봅니다.
그 시절 헤어진 님을 이제 만난다면,
고락에 겨운 내 입술은 무슨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요.
이제는 세상을 알기는 할까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세상은
세월은
그렇게 모르고 살아가는 걸지도 요
여태 나도
세상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