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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1. 2021

구월의 시 - 조병화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구월의 시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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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아침입니다.


밤새 비를 뿌리고 난

새벽의 바람결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지저귀는 새들의 목소리도

한층 맑아진 듯합니다.


시인의 이야기대로

이제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바람은 가벼워져

가을은 옵니다

스스로 진 여름의 무게만큼

스스로 비운 여름의 공간만큼

가을은 그렇게 각자의 무게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옷장 속에서 꺼낸 긴 팔 옷의 어색함처럼,

그렇게 구월은 창틈으로 슬며시 들어옵니다.

양손에 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아침입니다.

마음속의 당신을 기억하기 좋은 아침입니다.

무거워진 마음을 가볍게 하기 좋은

구월의 아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건강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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