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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9. 2021

우물 안 개구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중국 고사 장자의 추수 편에  정저지와 井底之蛙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황하의 신이 바다를 처음 보고 , 바다의 신과 나눈 이야기라 합니다.


'우물 속에 있는 개구리에게는 바다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그 개구리는 우물이라는 공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한 여름 곤충에게는 얼음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그 곤충은 자신의 시간만 고집하기 때문이다.

편협한 지식인에겐 진정한 도의 세계를 설명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지식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아이와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합니다.

살아온 세월만큼 세상도 변하고 지식도 변하고 기준도 변합니다.

어쩌면 변하지 않는 건 내 마음속 아집뿐일지도 모릅니다.

이야기 중에 문득 우물 안 개구리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아직도 내 마음속 깊은 우물 바닥엔,

세월 잊은 개구리 한 마리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양 하늘을 보고,

매양 세상을 만나고,

매양 바람에 마음을 비운다 하지만,

정작 우물 속 깊은 구석에선 바뀐 세상모르고 하늘만 바라보는 개구리 한 마리 자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용히 마음속 개구리에게 두레박 한 줄 내려줘 볼까 합니다.

때론 너른 하늘이,

때론 싱그런 바람이,

때론 물든 단풍이,

세상 그렇게 계절 따라 변한다는 걸

세월 잊고 나이 든 개구리 한 마리에게도 보여줄까 합니다.


세상 모든 개구리들의 우물 밖 점프를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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