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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13. 2021

너에게 - 신동엽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진 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순 터

새 순 돋듯


허구많은 자연 중

너는 이 근처 와 살아라


신동엽 -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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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심어놓은 대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참 자연의 섭리가 대단함을 느낍니다.

뾰족 작은 머리를 내밀던 대나무 순은 며칠 새 얇고 긴 줄기로 변합니다. 혼자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힘들게 하늘거리는 녀석을 옆의 튼튼한 대나무에 기대어 습니다.

그러던 것이 며칠 새 이젠 저 혼자 삐죽 솟아오릅니다.

제법 바람에도 견디고, 제법 잎도 키우며,

젊음의 활기로 쭉쭉 자라 올라옵니다.

대나무 순이 자라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신동엽 님의 '너에게'란 시를 그려봅니다.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이지요.


나 돌아가는 날, 와서 살라 합니다.

이곳저곳 안쓰러운 그 모든 곳 떠나서

그나마 남겨 줄 희망 한 점 있는 땅,

그나마 전해 줄 약속 하나 있는 곳,

이 근처로 와서 살라 합니다.


치열함 속에 지금은 묵은 순 지는 곳이지만,

새 순 돋을 이곳에

새싹 돋을 이곳에

우리의 당신은

희망도 같이 키우며 살아보라 합니다.


희망의 싹이 피워져야 할지

행복의 싹이 번져야 할지,

자연으로 돌아간 세상이어야 할지,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해 주어야 할,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후대에게 남겨줘야 할,

우리의 남은 소명일지도 모릅니다.


세상 모든 청춘들의 희망이 건강하게 쑥쑥 자라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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