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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20. 2021

오늘은 쉼표 ,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성격적으로 일을 미뤄놓지 못합니다. 생각나면 바로 진행해야 하고, 하던 건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을 말끔히 신속히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도 아니니 주변 사람도 피곤하고, 나 스스로도 피곤합니다.


일전에 시골에 터를 잡은 지인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밭일에 손을 보탤 일이 있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도와주는데 지인이 이야기합니다.

'시골일은 그렇게 서둘러서 하는 게 아냐, 천천히 진득하니 해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어..'


그 당시엔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문득 그 이치를 깨닫습니다.

세상에 일이란 건 끝없이 생기는 것인데 그걸 다 해결해 놓으려는 내 마음이 어쩌면 미련한 욕심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그러게요.

잠시 멈춰야 할까 봅니다.

게으름까진 아니더라도, 잠시 멍 때리며 숨을 고를 때인가 봅니다.

서둔다고, 빨리 한다고 모든 게 좋은 것은 아니더군요.

늦는다고, 천천히 한다고 세상이 크게 잘못되진 않더군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 세상인데,

뭐 그리 바쁘다고 서두르며 살려하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

게으른 시간을 보내볼까 합니다.

잠시 손을 내려놓습니다.

멍하니 앉아 봅니다

그렇게 가을볕도 느껴보고

그렇게 차가워진 바람도 맞아봅니다.

뒹굴거리며 뒤집어진 고양이의 뱃살을 닮아 볼까 봅니다.

세상이 달라지진 않을 테니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여유로운 하루를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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