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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25. 2018

네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싶었다 - 이정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아는가, 네가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다


네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네가 웃을 때 난 너의 미소가 되고 싶었으며

네가 슬플 때 난 너의 눈물이 되고 싶었다

네가 즐겨 읽는 책의 밑줄이 되고 싶었으며

네가 자주 가는 공원의 나무의자가 되고 싶었다

네가 보는 모든 시선 속에 난 서 있고 싶었으며

네가 간혹 들르는 카페의 찻잔이 되고 싶었다

때로 네 가슴 적시는 피아노 소리도 되고 싶었다


아는가, 떠난 지 오래지만

너의 여운이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는 것처럼

나도 너의 가슴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싶었다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며

네 가슴에 저무는

한줄기 황혼이고 싶었다


이정하 - 네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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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하고 어수선하게 만들던 태풍이 지나가고,

오랜만에 내다보는 앞 마당이 평화롭습니다

바람의 결은 달라지고,

나뭇잎에 쏟아지는 햇빛의 톤이 달라졌습니다.

성급한 마음은 애써 그 빛과 결에서 가을을 읽으려 한참을 서성입니다.

어쩌면, 저 바람 꼬리 어딘가에는,

저 빛의 조각 한 구석에는 이미 가을의 빛이 묻어있을지도요.

성급한 가을 타령이 아직 남아 앉아있는 여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계절을 앞서 가려는게 우리네들 마음일까 봅니다.



이정하님의 예쁜 제목의 싯구절 중 한부분을 그려봅니다.

'네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그래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는것처럼 나도 그의 마음에 있을지,

나도 그의 꿈속에 있을지 궁금하게 되지요.

그러다보니, 그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라면, 그가 나만을 보고, 나만을 사랑해줄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함은, 그의 삶의 모든것이 되는것인가요.

그의 눈물이, 그의 웃음이,

그가 즐겨 마시는 커피를 담는 찻잔이,

그의 시선이 닿는,

그의 손길이 닿는 모든것이 되고싶습니다

그와 함께 할수만 있다면 말이죠.

그렇게해서

그의 가슴 한구석 아련한 흔적으로라도 남을 수 있다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짙은 어둠으로 묻혀들어 갈 황혼이어도,

당신의 눈에 담길 수만 있다면

기꺼이 붉은 빛 산란으로 흩어져도 좋습니다

기꺼이 그것은 사랑입니다.


마음의 나른함을 불러주는 부드러운 바람이 몸을 감싸는 오후입니다

이 시간,

당신의 몸을 감싸는 바람은 누구일까요

이 시간,

당신의 손등을 비추는 햇살조각은 누구일까요

당신이 좋아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혹시 '지나가는 사람 1'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세상 모든이들의 영화같은 멋진 순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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