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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19. 2021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어느 날 비로소

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갓 태어난 어린 새들


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먼

눈이 맑은 어린이

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

내 안에

민들레처럼 날아다니는

조그만 이야기들

더 높은 사랑에 이르기 위해선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조그만 슬픔과 괴로움

목표에 도달하기 전

완성되기 이전의 작은 것들은

늘 순수하고 겸허해서

마음이 끌리는 걸까

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것들의

숨은 힘을 사랑하며

날마다 새롭게

착해지고 싶다


풀잎처럼 내 안에 흔들리는

조그만 생각들을 쓰다듬으며

욕심과 미움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 본다


​작은 것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이지 않게 심어주신

나의 하느님을 생각한다

내게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건네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가장 겸허한 친구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작은 노래 2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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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능 시험의 필적 확인 문구라 합니다.

써볼 수 없어 붓 끝에 묻혀보았습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는, 꿈을 주는 참 좋은 문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수능을 본 많은 젊은 친구들은 어쨌거나 한 번은 이 구절을 써 보았을 겁니다. 긴장된 시간에 그 의미가 새겨지지는 못했더라도 한 번은 써 보았을 겁니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음 한 구석에 저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꾸겠지요.


오늘 이 구절을 적어보며, 저는 이 문구를,

나름대로의 사연으로, 각자의 사정으로, 이 시험을 치르지 못했을 또 다른 청춘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한날, 수능이라는 행사를 같이 하지 못했더라도, 혹은 수능을 통한 길이 내게 열린 길이 아니기에 시험을 보지 않았더라도, 그대 청춘들에겐 똑같은 넓은 하늘은 열려 있습니다.


그 하늘은 오늘 날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하늘에 오늘 꿈을 그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내 날개에 힘을 채워,

내 시선에 꿈을 담아,

갈 곳을 정한 지혜와,

날개짓할 용기가,

그대들의 양 어깨를 간지럽히는 날,

그날 박차고 날아오르면 될 일입니다.


어느 날,

하늘을 날아가는 멋진 그대들의 비상을 기원하며,

넓은 하늘을 꿈꾸는 청춘들의 비상을 응원합니다.


세상 모든 낮은 곳의 따스한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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