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매 놓은 대나무 사이로도 제법 찬 겨울바람이 붑니다. 대나무가 바람을 타고 휘청거리며 흔들립니다.
그러게요.
바람이 불면 흔들려야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야죠.
나무도 그렇고,
세월도 그렇고,
우리네 삶도 그렇지요.
바람 부는 대로,
세월 가는 대로,
그렇게 흔들리는 게 우리네 삶일 겁니다.
어느 날 메일을 받았습니다.
투병 중이신 스승님을 위해 지인과 제자들이 책을 내는데 제가 쓰고 그린 글을 표지로 사용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고운 마음들이 보여 흔쾌히 그러시라 하였습니다.
그러곤 잊고 있었는데, 어제 메일과 함께 출간한 책의 스캔본이 첨부되어 왔습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메일을 열었습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실렸는지 궁금한 일이거든요. 그런 마음을 헤아려 주심도 고마웠습니다.
알차게 잘 꾸며놓은 책과 함께 인사글을 주셨는데, 안타깝게도 그 스승님이 얼마 전에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습니다.
그 참에 그분의 이야기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분이 쓰셨던 책의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쩌면 그분의 삶이나 우리네 삶을 표현하는 한 문장이기도 하겠다 싶어 그려 보았습니다. 세상의 바람 따라 고운 향과 흔적을 남겨놓고 떠난 분과, 그 추억을 나누는 고운 마음들 모두에게 항상 평화로운 시간들이 함께 하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