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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25. 2021

삶을 사노라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필명으로 '사노라면'을 쓴지도 꽤 되었습니다.

여느 아호처럼 멋진 한자 글자의 조합은 아니어도, 살짝 촌스럽게 들리긴 해도, 살아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의미로 시작한 필명입니다.

그 필명의 전각 도장을 하나 더 파 볼까 하며 이리저리 글 모양 구상을 하다가 재미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사노라면의 초성 'ㅅ,ㄴ,ㄹ,ㅁ'을 모아 놓으니 '삶'이라는 단어가 되네요.

사노라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생기고, 그런 이야기들을 그려보자  시작했는데 어찌 보면 그 모든 이야기가 그대로 삶의 이야기였나 봅니다.


일전에 삶이란 것에 대해 묵상하다가 이런 글을 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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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건가 봅니다.

때론 우릴 속이고

때론  슬퍼하게 한다니 말이죠.

내 삶조차 나를 속인다는데,

세상의 거짓에 그리 속상할 일도 아닌 건가요.


그런 슬픈 세월도

그런 아픈 시간도

결국엔 순간으로 지나간다 합니다

그리 흐르고

그리 지나가며

나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합니다.


어쩌면 삶은 우리에게 어떤 약속도 한 적 없을 겁니다

그저 게으른 우리가 기대하고,

어설픈 우리가 허튼 꿈을 꾸고,

그리곤 그 기대가,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삶이 우리를 속였다 푸념하는지도 모릅니다.


삶은 행한 만큼 이루어줍니다.

허황된 삶이란 애초에 없었던 거지요.

내가 살아온 만큼의 삶만 존재합니다.


마음을 미래에 두기에

현재가 슬픈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을 보고,

지금을 보아야 할까 봅니다.

마지막 꽃들은 더 사랑스럽다 했듯이,

마지막 꽃을 피운 그 사랑스러운 순간들을,

지금 보고, 지금 맞이해야 하는가 봅니다.


지금이 모여,

순간이 고여,

삶의 나이테가 되고,

세월의 옹이가 됩니다.

모든 시간이 삶이 됩니다.

그 삶이 모여 한 그루 나무가 됩니다.


그렇게 나무처럼 사는 게 인생인가 봅니다.

그렇게 숲이 되는 게 삶인가 봅니다.


세상의 모든 나무에, 모든 숲에, 고귀한 모두의 삶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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