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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30. 2021

헛 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새벽에 비가 오고 하늘도 어둡습니다. 선잠을 깨도 몽롱하니 남은 새벽꿈이 일어남보다 더 달콤합니다. 날이 추워져 그 꿈에서 깨려니 게을러집니다.

그렇게 십여분을 더 꿈을 꾸다 보니 늦잠을 잤습니다.


서둘러 일어나 부지런히 밀린 아침 채비를 합니다. 늦게 일어났으니 그만큼 서둘러야 합니다.

꿈꾼 시간만큼 바빠집니다.

기억도 안나는 새벽 헛꿈 때문에 몸과 마음만 바빠집니다.


살아온 내 삶도 그랬을까요.

어제 쓴 박경리 님의 글처럼,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해질 나이가 되어가는데,

이젠 꿈꿀 나이도 지나가는데,

꿈을 꾸기보다는 꾸었던 꿈을 하나씩 갈무리할 나이가 되어가는데,

마음의 새벽마다 스멀스멀 피어 나는 헛꿈에 여전히 내 마음은 미적거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새벽녘의 헛꿈에서 깨어야 할까 봅니다.

새벽바람에 번쩍 눈을 뜨고,

남은 시간은 맑은 정신으로 돌아보아야 할까 봅니다.

키워야 할 꿈은 청춘들에게 미뤄주고,

이젠 마음의 자루나 털어내야 할까 봅니다.

그렇게 또 자루 하나 비워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따스한 평화를 빕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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