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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08. 2021

인연 한 모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답답한 날엔 바람이 숨통을 틔워줍니다.

생명 움트는 봄바람으로,

여름의 시원한 바람으로,

가을의 조용한 바람이 그렇고,

매서운 겨울바람도 반갑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엔 답답하기도 하고,

바람이 잦은 날은 힘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바람은 우리네 세상 살아가는 인연 같은 게 아닐까요.

사노라면, 많은 인연이 있습니다.

계절의 바람들이 다르듯, 인연 또한 그럴 겁니다.

마음 행복해지는 좋은 인연이 있는가 하면 , 속을 벅벅 긁어놓는 악연도 있습니다.

어떤 이에겐 내가 좋은 인연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이와는 악연으로 얽힐 수도 있을 겁니다.

씨줄 날줄이 얽힌 세상처럼 오묘한 사람의 세상입니다.


부드러운 봄바람만 맞을 수 없는 게 세상 이치인 것처럼, 좋은 인연만 만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좋아 보인다고 억지로 인연을 맺을 수도 없는 일이고, 싫다고 평생 악연을 안 만날 수도 없는 일일 겁니다.


최명희 님의 혼불이란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인연이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겄지. 물 한 모금 달라고."


어쩌면 인연이라는 것이야말로, 세상 살아가는 순리인가 봅니다.

때가 되면 계절이 오고 가는 것처럼, 시절인연처럼, 나와 맞는 인연은 어느 순간에 그리 오고, 또 때가 되면 지나가는 것이겠지요.

오고 감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내 앞의 소중한 인연에 항상 감사해야 할까 봅니다.


지금 이 순간, 제 글에 머물며 귀한 인연의 물 한 모금 나눠주신 모든 이들에 감사드리며, 항상 평화로운 시간이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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