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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20. 2021

태양은 가득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태양은 가득히'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었습니다.

아랑 드롱 - 알랭 들롱이라는 이름보다는 이 이름이 훨씬 정겹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이 주연한 영화입니다.

그 후로 여러 번 리메이크가 되었고 원 소설의 제목대로 '리플리'라는 이름으로도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원 영화의 제목은 'Plein Soleil' -가득한 태양이라는 뜻이지요. 영어 제목은 Purple Noon이었습니다.


영화의 맨 마지막에 주인공의 시선을 가득 채우는 태양 빛의 장면 때문에 '태양은 가득히'라는 제목이 아주 잘 어울렸다지요.


가난한 한 청년이 부자인 친구의 흉내를 내다가 결국은 그의 행세를 하며 살던 한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간들의 감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되거나 이해가 되거나 이입이 되기도 했나 봅니다.

결국은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정신 심리학적 용어가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쓰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간이 쉽게 유혹받고 저지를지도 모를 기본적인 나약한 마음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 '아랑 드롱'의 눈빛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그가 잘 생긴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의 깊은 눈빛 속에서 다른 이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공허한 마음이 보여서 일까요.

리플리의 정체가 드러난 후 그의 눈빛에선, 범죄가 드러났다는데 대한 두려움이나 아쉬움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 중에 비어버린 빈 공간을 발견하게 되는 허망함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문득, 이 영화가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나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봅니다.

나는 나로 살아왔는지,

다른 이의 모습으로 흘려보낸 세월은 없었는지,

열심히 달리던  그 순간도,

넘어진 그때 마저도,

온전히 나로서의 시간이었는지 가만히 돌아봅니다.

그래도 거짓으로 적은 부끄러운 이력은 없고, 거짓으로 적어 낸 재직증명서도 없는듯하니,

비록 지금 가진 것은 적어도, 오늘의 태양을 바라 볼 내 시선만은 떳떳할 듯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눈빛에 태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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