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Dec 18. 2021

묘비명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묘비명 - 나태주

------------------------------------------

통상 묘비를 생각해보면 '누구누구의 묘'라는 궁서체 한자와 그 묘비를 세운 가족들의 이름이 길게 적힌 검은색 묘비만 떠오르긴 합니다.


그런데 짧은 글로 그의 생을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묘비명을 적는 일도 제법 많아지고 있나 봅니다.


흔히 우리에게 '우물쭈물하다 보니 내 이럴 줄 알았다'로 알려진 미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실제로는 '오래 버티고 살다 보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라 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오’라는 묘비명은 위트가 넘칩니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묘비명으로 이 짧은 시를 생각했다 합니다.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어느 날 아들 딸들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찾아왔을 때,  '조금만 참자, 너도 결국은 나처럼 죽을 거야. 그러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착하게 살고 남에게 베풀며 살아라'라고 전해주고 싶은 의미였다 합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Memento Mori'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걱정 많던 마음도 차분해지곤 합니다.

인간의 유한함을 생각한다면, 그 많은 욕심은 의미 없는 허상이 되니 말이지요.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집중함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나태주 님의 시를 그려보며, 내 묘비명에는 어떤 글귀를 써볼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의 삶은 어떤 문장으로 쓰일 수 있을까,

나는 어떤 한 마디를 세상에 남겨 놓고 싶을까 잠시 생각해보는 오늘입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세상의 낮은 곳의 외로운 이들의 평안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나태주 #묘비명

#사노라면 #사는이야기 #손글씨 #캘리그라피 #손그림 #감성에세이 #시  #수묵일러스트 #묵상 #묵상캘리 #김경근

매거진의 이전글 돋보이고 싶은 욕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