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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28. 2021

나하나 꽃피어 - 조동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꽃피어 - 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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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 혼자 이리 끌탕한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나 혼자 이리 떠든다고 누가 바뀌기나 할까.

이러다 세상이 좋아지기나 할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이 또한 교만입니다.

어쩌면 한편으로 보면 세상은 이미 다 잘 돌아가고 있고, 나만 그걸 모르고 있고, 나만 잘하면 되는 건데 말이지요.

나 말고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밝히려 애쓰고 있는데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세상은 이미 스스로 꽃을 피우는 수많은 이들로 인해 그렇게 밝아지고 있고, 향기로워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끄럽고 어구운 그늘은 내 안의 편협한 시선에서 나오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조동화 님의 시 '나하나 꽃피어'를 다시 그려보며 내 마음속 부끄러운 교만을 살며시 눌러봅니다.

세상의 꽃밭은 이미 수많은 꽃과 풀들로 가득 차고 있으니,

이제 나만 잘하면 되려나 봅니다.

이제 나만 꽃피우면 되려나 봅니다.

내 몫의 자리에만 꽃 한 송이 피우면 될 일인가 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올해 못 다 피운 내 마음의 꽃송이를 보듬어보며,

이 겨울을 겪고 찾아 올 내년 봄에는 세월을 이겨 낸 작은 꽃 한 송이 피워내기를 묵상합니다.


세상 모든 꽃과 풀의 강인한 생명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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