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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2. 2022

때론 부러지는 법도 알아야 해 - 스물다섯스물하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때론 휘어지는 법도 알아야 해, 부러지는 법만으론 세상 못 살아'

학교 폭력에 반대하고, 기성세대의 잘못된 관행에 저항하여 자퇴를 결심한 아이에게 엄마가 해주는 대사입니다.

드라마 중의 대사이지만 가슴에 깊이 들어옵니다.


어쩌면, 나는 그리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부러지는 법 보다 휘어지는 법에 더 익숙하게, 둥글둥글 휘어 사는 게 더 편리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도,  어쩌면 우리 아이에게도 부러지는 법보다 휘어지는 법을 더 먼저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단의 대나무가 자랄 때 가만히 지켜봅니다.

대나무는 바람 따라 출렁이며, 센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휘어질 줄 알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죽순에서 싹이 나와 어린 가지가 자랄 땐, 어느 정도 길이까지는 단단한 곧음을 유지합니다.

성장할 때에도 가지가 풀잎처럼 하늘거리기만 한다면, 곧게 크게 자랄 힘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청춘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스스로의 곧음을 유지하고, 자신의 세계가 완성될 때까지는, 당찬 마음과 용기와 자신감으로 곧아야 합니다. 그 곧음이 훗날의 굵은 나무를 만들기 위한 기반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청춘 때에는 부러지기도 합니다.

그 청춘의 시기엔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 청춘의 시기엔 세월의 바람에 아프기도 합니다.

그 성장의 아픔을 견디고 나면 그때서야 휘어짐의 유연함을 깨닫는 게 삶의 이치인가 봅니다.


휘어지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연리지 가지처럼 얽히기도 하고, 대나무 숲처럼 빽백하기도 합니다.

풀처럼 눕기도 일어서기도 하고, 소나무처럼 홀로 곧게 서기도 합니다.

그리 모여 숲입니다

그리 어울려 세상입니다.

그리 함께 하며 사람 사는 세 상일 겁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곧곧함과 유연함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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