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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3. 2022

외람되오나 유감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별로 보지 않게 된 뉴스를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잠시 보던 중 귀를 의심케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질문하던 기자가 질문 서두에 '외람되오나...'로 시작을 하며 질문을 합니다.

다시 70년대의 세상인 줄 알았습니다.

다시 각하와 폐하가 등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외람 猥濫'이란 단어를 찾아보니 '하는 생각이나 행동이 분수에 지나치다'라는 의미라 나옵니다.

외람(猥濫)은 외설(猥褻)이란 말의 猥, 범람(汎濫)의 濫의 합쳐진 단어로 외猥는 ‘지나치게 (난잡함)’, 람濫은 ‘물이나 해로운 것이 넘침’의 으로 ‘주제넘다’ ‘분수에 지나치다’라는 뜻이라고도 나옵니다.


외람되오나.....

나중 기자의 해명으론 그의 말버릇이니 이해해 달랍니다. 개인의 말버릇이 공공연한 방송에 나오니 프로답지 못했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그 정도 해야 할까요.

이 기자의 잘못은, 말버릇처럼 쓰던 말을 쉽게 한 게 잘못이 아니라 그 단어의 대상이 잘못된 겁니다.

'이 방송을 보시는 국민들에게 외람되오나,

제가 감히 대신 질문을 하나 해볼까 합니다.'였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낮고 외로운 곳에서

세상의 독립을 이끈 선배 언론의 용기와,

민주와 자유를 위해 독재와 폭력 앞에 굴하지 않던,

공정한 세상을 위한 날카로운 펜의 정의를 잊고,

권력 앞에 선택적으로 알아서 기는 '스스로 외람된' 직업 '기레기'만 남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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