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윤동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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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교회 첨탑으로 하늘이 낮게 내려와 앉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라는 시가 생각나, 시집을 뒤적거려 붓 끝에 묻혀 봅니다.


결국 가 닿지 못한 첨탑 아래엔

그저 서성거리던 발소리만 남습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첨탑을 바라봅니다.


암울하던 그 시절의,

손 쓸 수 없는 그 참담함 가득한 절망이,

지금의 첨탑 아래에도 가득 내려온 듯합니다.

그 십자가 아래

시인처럼 내밀지도 못하는

용기 없는 모가지로

그저 봄을 기다립니다

그저 희망을 기다립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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