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사막이 따로 있나

나 사는 곳 너 사는 곳

거기가 바로 사막이지

아침마다 집 나서며

물병 하나씩 가방에

챙겨서 떠나는 우리


낙타가 따로 있나

네가 바로 낙타이고

내가 바로 낙타이지


타박타박 날마다

지친 발 한 발 한 발

옮기고 옮겨서 일생


그렇지만 말이다

가슴속 만약 네가

없었다면 어쨌을까?


네가 없는 나의 인생

그대로가 사막

모래바람 날리는 사막


부디 떠나지 말아 다오

나와 함께 인생의 끝날

그날까지 손잡고 가다오


인생은 그야말로 끝없는 소비

나는 너를 소비하고

너는 나를 소비해서


너는 내가 만드는 사막이고

나는 또 네가 만드는 사막

하지만, 그렇지만 말이야


우리 서로 기꺼이

키가 큰 나무가 되자

모래바람 부신 햇빛 막아주는


우리 서로 아낌없이

깊고 깊은 그늘이 되자

아프고 지친 마음 껴안아주는.


나태주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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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잔뜩 흐려 있지만 비 소식은 없습니다.

화단의 나무가 버석해져 아침 일찍 물을 줍니다.

겨울을 잘 버티던 대나무들이 물을 저께 주었는지 잎이 다 말라버렸습니다. 봄의 희망을 담아 기다리던 녀석들인데 속상합니다. 추위는 견디지만 갈증은 못 견딘다 하네요. 추워도 물을 좀 더 주어야 할걸 하며 끌탕을 합니다. 뒤늦게 마른 화단에 물을 주며 혼자 속앓이를 합니다.


버석해진 화분과 말라버린 댓잎을 보며,

속상한 마음에 나태주 님의 시를 꺼내 봅니다.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입니다.


시인의 말대로 어쩌면 너 사는 곳, 나 사는 곳이 전부 다 사막일지도요.

아침마다 물병 하나 꺼내 들고,

불룩한 가방 등에 지고 가슴에 안고,

너도 낙타가 되고 나도 낙타가 되어,

따스한 눈물 하나 없는 버석한 모래 사이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우리 인생이 그렇게 사막입니다.

그 사막에서도 시인은,

그로 인해 희망을 본다 합니다.

막속에서 그늘을 만들어주는,

그런 희망을 본다 합니다.


하루의 사막 여행에서 돌아올 시간입니다.

신발 안에 가득한 모래를 털고,

목구멍 깊숙이 사근대는 모래알을 뱉어내고,

피곤한 다리 두드리며 쉬어 봅시다.

오늘 하루도 애썼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습니다.

내일 또 물 한병 챙겨 나설지라도 오늘은 그늘에서

지친 마음 달래 봅시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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