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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7. 2022

보리피리 - 한하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故鄕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人寰의 거리

人間事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放浪의 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 한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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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을 하는 지인이 종종 새싹보리를 나누어줍니다.

우리 집 고양이도 좋아하고 하여 그때그때 잘라먹다가 어느 날 옥상 화분에 한 움큼 심어놓았습니다.


며칠이 지나니 화분에 있을 때보다 훨씬 싱싱해지고 무성히 자랍니다

오다가다 고양이도 뜯어먹고 하기에 그러려니 하는데, 오늘 보니 여기서 보리가 열렸습니다.

놀라서 떼어보니 정말 보리입니다.


그냥 두면 자라고 맺고 피고 지는

자연의 생명력은 매번 놀랍기만 합니다.


초록빛 보리 한 줄기 떼어 입에 물고 한하운 님의 보리피리 한 구절 그려봅니다.

입에 문 보릿대로 피리도 한 번 불어봅니다.


혹여나 보리피리 소리에

시인이 놀던 고향 언덕이 보일까,

시인이 살던 인환의 인간사가 들릴까,

시인이 떠돌던 눈물의 언덕이 그려질까 하면서 말이지요.


오늘 점심밥에 이 보리 한 줌 넣어 보면 고향의 보리피리 소리가 들릴까나요.


초록빛 보리 한 줌 손에 쥐고 문득 돌아보는 세월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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